인천 영화 주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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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 The Incredibles

10.22.(토) 19:00 스퀘어원 야외광장
자본주의는 가부장 중심의 가족제도를 통해 자본의 재생산을 유지한다. 출산으로 증가한 인구수는 노동력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자본 권력을 강화해 좀 더 수월하게 노동력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든다. 기계와 인간 모두 안정된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선 일정 기간 쉼이 필요한데 이를 보장하는 것 또한 가족제도다. 물론 인간에게도 가족은 필요하다. 가족이야말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 단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족을 혈연 중심으로 상상하며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보다는 그들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개별 존재들의 위치를 고정시키는 데 있다. <인크레더블>은 자본주의가 강요해왔던 가족제도를 풍자한다. 엘라스티걸의 주장처럼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선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세상을 구원할 수 있었던 슈퍼 파워도 가족 내에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여기서 엘라스티걸이 강조한 초능력 그 이상의 힘은 가족을 위한 자기희생으로 연결된다. 히어로가 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부장의 역할에 충실할 것. 개인의 역량을 희생하는 것이야말로 초능력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엘라스티걸의 역설은 충분히 흥미롭다.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체제가 가족제도에 요구해왔던 이데올로기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여성 영웅으로서의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왔던 그녀가 가족 내 여성의 역할에 충실한 것을 넘어서서 남편의 욕망과 가치를 제한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작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도시가 파괴되고 있음에도 두 달 전에 예약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남편을 몰아세우는 프로즌의 아내 태도를 포함해 영화 속에 삽입된 여성에 대한 왜곡된 태도를 굳이 남성 감독의 한계라고 단순 비판하고 싶진 않다. 오히려 비판의 대상은 가족제도를 유지하고 강화시키기 위한 이데올로기의 확성기 역할을 했던 ‘디즈니’로 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작품은 개봉한 2004년 이후 디즈니는 많은 변화를 감행했고, 가족제도와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루한 태도는 많이 벗어냈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 산업 시스템 전체가 표방하는 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해선 여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이야말로 자본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제한하지 않고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인크레더블>의 주장은 여전히 귀담아들을 만하다. 가족제도가 자본에도, 인간 존재에게도, 모두에게 필요한 제도라면 조금 더 모든 존엄한 존재들의 재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인크레더블>의 액션을 좀 더 신나게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동윤)
스틸 사진 제공 : 디즈니/픽사 © Disney/Pixar
Director
브래드 버드
  • 인크레더블 2 (2018)
  • 투모로우랜드 2014)
  •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