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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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화 주간 초이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Memories of Matsuko

10.22.(일) 13:30 CGV인천연수 3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마츠코의 불행한 죽음을 알리며 시작한다. 조카인 쇼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한 번도 만나 본적 없는 고모 마츠코의 집을 찾아가 유품을 정리한다. 그 과정에서 만난 주변인들에게서 그녀의 삶에 대해 듣는다. 마츠코의 일생은 오색찬란한 미장센과 애니메이션 기법, 뮤지컬 시퀀스를 활용하며 화려하게 전개되지만, 이미 그 끝에 죽음이 상정되어 있기에 눈부신 만큼 눈물겹다. 중학교 교사였던 마츠코는 반 학생인 류의 절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선의로 엉겁결에 죄를 뒤집어쓴다. 마츠코의 설득에 자백을 약속했던 류도 끝내 등을 돌리면서 그녀는 해고되고 만다. 집을 나온 마츠코는 가족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채 사랑을 갈구하며 남자들을 전전하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

사랑했던 남자가 자살을 하고, 유부남을 만났다가 버림받고, 심지어 마사지숍에서 몸을 팔다가 만난 남성에게 착취를 당하기도 한다. 그중에는 야쿠자가 된 류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류는 변하지 않았고, 마츠코는 그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이를 목격하고 자신을 구하려는 친구에게 마츠코는 “이 사람과 함께라면 지옥에라도 갈 거야, 그게 나의 행복이야.”라고 소리친다. 그녀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지옥과 행복을 단번에 결합시켜 버린다.

마츠코는 혼자 견디는 외로움보다 함께하는 불행이 더 낫다고 말한다. 그녀로 인해 행복은 자신의 안위를 넘어 ‘함께 있음’을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층위로 승화된다. 어떤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 곁을 끝까지 지키는 삶, 그것이 자신을 파괴로 이끌지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모순을 체화한다. 애초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잡아주는 사람만 있다면, 누구도 마츠코처럼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존재를 부정하는 슬픈 말을 내뱉지 않을 것이다. 류는 마츠코가 신과 같은 존재였음을 너무 뒤늦게 깨닫고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그 순간, 관객은 ‘혐오스런’ 인생을 살다 간 여성이 헌신적인 사랑만으로 신적인 존재일 수 있다는 아이러니에 설득당한다. 마츠코는 세상을 떠난 후에야 사랑의 화신으로 추앙받는다. (김경태)
영화 해설
이화정(영화 저널리스트)

Director
나카시마 테츠야
  • 갈증 (2014)
  • 고백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