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3회째를 맞는 인천 영화 주간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역대 가장 많은 상영작으 로 찾아갑니다. 특히 이번에는 '사랑에 빠진 영화'를 주제로 선정해, 각양각색의 사랑 이야기 가 펼쳐지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먼저, 초이스 섹션에서는 대중적으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로맨스 영화를 통해 사랑의 희로애락을 선사한다면, 포커스 섹션은 사랑을 도발적 으로 다루는 영화들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스페셜 섹션에서는 독보적인 로맨스 미학을 구축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더불어 사랑의 최전선에 서 있는 동시대 일본 멜로드라마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올해 인천 영화 주간은 인천의 무르익 어가는 가을 정취와 맞물려 여러분들을 황홀한 로맨스의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그동안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멜로드라마를 중심으로, 풋풋한 첫사랑에서부터 완숙 한 노년의 끝사랑까지,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사랑에서부터 헌신적이고 맹목적인 사랑까지, 사 랑의 다양한 형태와 온도를 체감할 수 있는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이 중에는 아름다 운 인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영화들을 비롯해,인천 시민의 온라인 투표로 선정된,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최고의 멜로드라마 한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천 시민들, 그리고 인천을 사랑하는 관객들과 더 가깝게 호흡하는 인천 영화 주간이 되고자 합니다. 때로 는 설레고, 때로는 쓰라리며, 때로는 벅찬 사랑에 빠져버린 영화들을 관람하며 영화와의 사랑 에 푹 빠져보기를 바랍니다.
만약 인간에게 사랑이 없었다면 계급은 지금보다 훨씬 고정되어 있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원래 인간의 사랑은 어떠한 정체성에도 구애받지 않기에, 사랑에 빠진 우리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타인에게도 말을 걸며 기꺼이 새로운 관계에 뛰어듭니다. 그래서 사랑에는 전복적인 힘이 있습니다. 경계 없는 사랑은 우리를 전혀 다른 누군가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랑은 계급 안에 갇힌 채 관습적인 사랑에 안주하며 그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포커스 섹션에서는 진중한 성찰과 장르적 상상력으로 사랑의 전복적인 힘을 기발하게 복원해낸 영화 들을 재고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 영화들을 통해 편견 어린 시선뿐만 아니 라 자신의 붕괴까지 무릅쓰면서 나와 너무 다른 존재를 끌어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로맨스 영화는 기존의 규범과 규율에 아랑곳하지 않고 깊은 사랑에 빠져드는 순간들을 감각적으로 포착합니다. 그는 상대를 온전히 소유하려는 강렬한 욕망을 열 정적 사랑의 기원으로 호명합니다.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사랑이 전부인 세상에 뛰어든 인물 들과 조우하며 그들의 욕망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한편, 일상을 배경으로 사랑에 대한 급진적이고 대안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동시대 일본 멜로드라마들의 새로운 경향에 주목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가장 급진적인 사랑이 가장 본질적인 사랑일 수 있음을 살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