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3

프로그램

인천 영화 주간 스페셜 Ⅱ: 동시대 일본 멜로드라마, 사랑의 최전선에 서다

아사코 | Asako I & II

10.21.(토) 17:00 CGV인천연수 3관
아사코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바쿠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여름날 밤, 친구집에서 즐겁게 어울려 놀던 바쿠는 밤이 되자 빵을 사가지고 오겠다며 나간다. 술에 취해 먼저 잠든 아사코는 아침에 일어나 아직까지 바쿠가 아직 귀가하지 않았음을 알고 걱정을 하지만, 친구는 바쿠가 그러는 건 흔한 일이라며 아사코를 안심시킨다. 그 말이 끝나자마 바쿠는 원래 모습 그대로 돌아와서는, 우연히 만난 남자 집에서 술을 마시고 깜박 잠들었다고 해명한다. 그는 품에 안긴 아사코에게 좀 늦더라도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약속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아사코 앞에 바쿠와 똑같이 생긴 료헤이가 등장한다. 아직 바쿠에게 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사코는 료헤이를 애써 외면하지만, 그의 적극적인 구애에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다행히 바쿠와 달리 다정하고 세심한 료헤이는 그녀에게 안정감을 준다. 어쩌면 아사코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연인이 모습일지도 모른다. 정말로 사랑했던 이와 꼭 닮은 외모를 지닌 사람이 자신에게 잘해주기까지 한다면, 과연 거부할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랑은 지난 사랑의 상처를 아물게 해줄 수 있을까. 나아가 지난 사랑을 깨끗이 잊게 해줄 수 있을까. 〈아사코〉는 이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한다.

유명 모델이 된 바쿠가 아사코를 찾아온다. 너무 많이 늦었지만, 반드시 돌아올 거라는 그의 약속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료헤이의 간곡한 말류에도 바쿠의 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한다. 친구들조차 그런 선택에 화를 내며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마치 바쿠 없이 살아온 인생을 싹둑 도려내려는 듯이, 이제 바쿠 외에는 아무도 필요 없다는 듯이, 핸드폰을 차창 밖으로 던져버린다. 아사코에게 료헤이는 그저 바쿠의 복제품이었을 뿐일까. 아무리 뛰어난 복제품이더라도 결국은 원본의 아우라를 넘을 수 없는 것일까. 새로운 사랑은 늘 지난 사랑의 그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사랑이란 원래가 첫사랑의 끝없는 변주에 불과할 것일까. 사랑의 환영에서 깨어난 아사코는 이내 현실로 돌아간다. (김경태)
영화 해설
유운성 (영화평론가)

Director
하마구치 류스케
  • 우연과 상상 (2021)
  • 드라이브 마이 카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