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4

영화 속 학교는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감정이 배제된 삭막한 공간으로 묘사된다. 학생들은 미래의 학벌을 위해 현재의 감정을 부정하고 지워내야 한다. 학교에서 재수를 준비하는 첸니엔은 빚쟁이에게 쫓기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공부에 매진한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이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으며 교우 관계를 차단한다. 그러나 그녀가 학교 폭력의 표적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역경에 부딪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첸니엔 곁에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불량배 소년 베이가 있다. 그는 첸니엔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고, 그녀 또한 베이의 헌신에 보답한다. 그들의 깊은 정서적 유대는 감정이 억제된 학교와 대비된다. 영화는 과도한 경쟁으로 아이들의 공감 능력이 결핍된 것이 괴롭힘과 혐오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학교 폭력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캠페인 영상이 영화 말미에 배치되어, 학교 폭력이 극적 재미를 위한 소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해결이 시급한 현실의 난제임을 강조한다. (김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