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4

자신도 모르는 저의 미래를 마치 다 아는 것처럼 가벼이 예단하고, 심지어 앞장서서 막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 고교 야구팀의 홍일점 주수인은 어린 시절부터 그런 사람들을 수없이 겪어왔고, 그들의 말이 틀렸음을 스스로 하나씩 증명하며 올라왔다. 리틀야구단 동기 정호는 프로 입단에 성공하지만, 수인은 ‘야구 천재’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트라이아웃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감독은 그에게 프로가 아닌 다른 길을 제안한다. 심지어 엄마는 그의 글러브를 불태워 버린다. 수인은 그를 가로막은 수많은 벽 앞에서 일말의 타협도 포기도 하지 않는다.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그의 사전에 없었다. 늘 그랬듯 연습공이 모두 피범벅이 되도록 끝없이 던지며 굳건히 닫힌 문을 하나씩 열어나간다. 물론 수인은 혼자가 아니었다. 묵묵히 뒤에서 그의 꿈을 응원하는 정호,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진태 코치, “주수인 파이팅!”을 외치는 타자 제이미,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주는 엄마가 있기에, 수인은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청춘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 (성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