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4

프로그램

스페셜Ⅰ: 대만 청춘 영화의 계보

남색대문 | Blue Gate Crossing

10.19.(토) 20:30 CGV인천연수 1관
여고생인 커로우는 동성 친구인 위에전을 짝사랑하고, 위에전은 남학생인 시하오를 짝사랑한다. 또한 안타깝게도 시하오는 커로우를 흠모하고 있다. 이처럼 영화는 엇갈린 삼각관계를 통해 성장 서사를 구축한다. 그들의 끝내 어긋난 사랑은 모두 실패로 귀결된다. 사랑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들의 관계 자체가 부정되거나,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특히, 커로우와 시하오의 서로를 향한 감정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모호하게 부유한다. 그들은 이름에 구애받지 않고서 관계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서로의 곁을 지키며 현재를 응원하고 미래를 기대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커로우는 시하오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눈을 감아도 내 모습이 안 보여. 하지만 네 모습은 보여.”라고 독백을 한다. 내 미래의 정체성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시하오와의 관계는 지속될 거라는 믿음의 표현이다. 그들의 미래는 특정한 정체성이 아니라 어디로 뻗어 나갈지 알 수 없는 관계 안에 있을 뿐이다. (김경태)
Director
이치엔
  • 쓰레기 도시의 리프 (2020)
  • Meeting Dr. Sun (2014)
  • 사랑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