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4

1994년에 입시 학원을 같이 다녔던 단짝 친구들인 정헝, 청샹, ‘스님’이 당시 교사였던 류징즈의 입원을 계기로 재회하며 그때를 떠올린다. 공부를 뒷전으로 미룬 채 장난치기 바빴던 그들은 어느새 짝사랑의 아픔과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성장통을 겪는다. 새로 부임한 류징즈는 방황하는 그들에게 인생의 멘토가 된다. 퀴어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그는 성소수자들을 인터뷰하는 현장에 정헝과 청샹을 불러내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가르친다. 그 분위기에 휩쓸린 청샹이 정헝에게 고백의 몸짓을 보내면서 둘은 몸싸움을 벌인다. 정헝은 비록 청샹을 향한 감정이 사랑이 아닐지라도 그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행복을 부정할 수 없기에 그를 끝까지 지키려 한다. 한편, ‘스님’은 정헝이 짝사랑하는 여학생과 가깝게 지내며 억눌렀던 정체성과 대면할 용기를 얻는다. <성공보습반>의 가장 큰 미덕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청소년들을 동등하게 가시화하는 포용적 시선이다. (김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