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 주간 2024

친구 사이인 타케와 준은 중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에 야마구치정보예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야마구치 DNA에 대한 현장 가이드’라는 워크숍에 참여한다. 이 워크숍의 취지는 야마구치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생하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채집하며 DNA의 고유성을 찾는 것이다. 타케와 준은 멘토를 맡은 대학생 우메를 따라 주변 마을부터 가본 적 없는 깊은 숲속까지 탐사하며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다양한 식물들과 마주한다. 관찰을 통해 식물에 대해 배울 뿐만 아니라 주의 깊게 관찰하는 시선 그 자체를 학습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관찰의 시선을 매개한다. 워크숍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것들을 카메라로 찬찬히 기록한다. 그 과정은 뜻밖의 감정과 조우하는 계기가 된다. 타케와 준은 어른에 보다 가까워졌다고 자신하며 사랑에 용기를 내어보지만 만만치가 않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넘어가는 성장의 문턱에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성장통은 그들의 시선을 보다 깊어지게 할 것이다. (김경태)